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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FT제주왓수다] 제주도란 이름의 상품, 얼마나 '제주'일까

[푸드투데이 = 황인선기자] 최근 버터없는 버터맥주가 논란이 됐죠. 버터가 들어가 있지 않음에도 버터를 뜻하는 프랑스어인 뵈르(BEURRE)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인데요. 버터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광고해 소비자 오인하게 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이유입니다. 


허위 과장 광고 혐의로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는데요.


그런데 말입니다. 성분이 포함돼 있다고 그 성분을 상품명에 대문짝만하게 쓴다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요? 

 


지금 보이는 스낵은 청보리가 유명한 가파도를 타이틀로 내건 샌드입니다. ‘작은 제주’라 불리는 가파도 보리가 잔뜩 들어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인데요. 


표시정보를 확인해 봤습니다. 보통 표시정보 잘 안 보시잖아요.


검은깨 쿠키(중국산), 가공유지(말레이시안산), 혼합분유(벨기에산), 코코아분말(싱가포르산)이 먼저 눈에 띄는 가운데 드디어 저 끝에 찰보리쌀가루, 국내산 가파도. 


1%. 

 

내용량 전체 100g 중 1g. 머리가 혼란스러워집니다. 뭔가 당한듯한.

 

이번에는 고소한 땅콩으로 유명한 우도입니다. 제주 000샌드 우도땅콩. 우도땅콩이 듬뿍 녹아있을 것 같죠?

 

표시사항을 볼까요?

 

 

역시나 밀가루는 외국산. 땅콩이 주인공이니 중요하진 않죠. 어차피 국산 밀가루 쓰는 과자는 거의 없습니다. 쭉쭉쭉~ 여러 나라 이름이 나오다 드디어 국내산 우도 등장. 

 

땅콩버터 중 5.26%가 우도땅콩. 그런데 94.74%가 세기의 축구 영웅 메시의 고향 아르헨티나에서 왔습니다. 제주 000샌드 메시땅콩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.

 

 

우도땅콩을 전면에 내세운 또 다른 과자. 우도00 땅콩샌드. 이번에는 다를까? 역시나 땅콩버터 중 95%는 아르헨티나산이고, 국내산 우도땅콩은 5%. 상품명을 다시 지어야 할 것 같은데요.

 

 

이제는 기대없이 확인해 보는 사탕과자인 우도땅콩 000. ‘달콤한 카라멜과 풍부한 우도 땅콩의 크런치한 식감을 즐겨보세요’라고 전면에 표기해 놨는데요. 땅콩또는견과류가공품 중 제주산은 단 3%. 나머지는 중국을 포함한 외국산 97%. 

 

전체의 3%도 아니고 23.61%가 들어간 땅콩또는견과류가공품 중 3%. ‘진짜 이걸로 풍부한 우도 땅콩의 크런치한 식감을 즐길 수 있을까?’라고 생각해 봅니다.

 

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건 양심의 문제가 아닐까?

 

 

또 다른 곳에서 만난 우도땅콩초코스틱 000.  또 우도땅콩? 

 

우도땅콩이 아주 만만한가 봅니다. 표시사항 시작부터 미국, 호주, 말레이시아, 러시아, 헝가리, 세르비아, 라트비아, 싱가포르..아주 세계일주하는 기분이네요. 그리고 저 끝자락 마지막에 힘겹게 나오는 국산땅콩. 역시나 1%. 전체 내용량이 126g이니 1.26g.

 

 

청정 제주의 자연을 담은 제주 한라봉 000. 자랑스럽게 내건 ‘제주를 담은 맛!’을 확인해 보니 태국, 러시아, 헝가리, 세르비아 등등등. 제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연을 담았네요. 전체 중량 중 3.63%가 들어간 한라봉당절임에는 제주 한라봉이 50%가 들어갑니다. 

 

제주도는 스낵 제조업 기반이 절대적으로 빈약해 대부분의 상품은 육지에서 만들어져 제주도로 들어옵니다. 외국산 재료로 육지에서 만들어진 스낵. 거기에 살짝 묻어난 듯 들어간 제주산 재료. 

 

제주를 전면에 내세워 관광객들의 눈을 속이고 고가에 판매하는 상술.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. 참고로 제주에서 찾아간 로컬 가정집에서는 단 한번도 제주 과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.